여러분 우리는 페이퍼리스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한동안 언론에 많이 나왔던 단어 중에 '클라우드'가 있었더랬죠. 개인적으로도 네이버 N드라이브나 구글드라이브 참 잘 쓰고 있습니다. 외장하드 치렁치렁 들고다니기도 귀찮은데 클라우드 서비스 이거 얼마나 좋아요. 한때는 회사에서도 구글드라이브를 썼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떤 종류의 클라우드 서비스든 제가 다니는 회사에선 블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말이죠.
그러면 USB 드라이브를 쓸수 있느냐? 가능은 한데 일일이 결재를 받아야해요. 귀찮죠 솔직히. 이해는 합니다. 보안은 중요한거니까요.
(혹시라도 저희 회사 전산/보안 담당 김 모 차장님이 이 글 보고 계신다면.... 화이팅입니다. 보안은 매우매우 중요한게 맞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야기 했냐구요?
종합상사는 (일단 한국에서요) 기본적으로 무역회사입니다. 여러 가지 품목들을 수출도 하고 수입도 하고 그러죠.
혹자는 그렇게 말합니다. 무역은 '서류'로 하는거라고...
그냥 들었을때는 보통 이러시겠죠?
수출을 하든 수입을 하든 물건이 왔다 갔다 하는건데 왠 서류 드립이냐구요? 물건을 직접 만드는 제조업체라면 당연히 물건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상사는 어딘가에서 물건을 사서 또 다른 어딘가에 팔아야 되는 회사다 보니 결국 서류로 모든걸 핸들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상사에서 제품 자체에 대해 소홀히 해도 된다는 얘긴 아닙니다. 제가 판 물건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제가 책임을 져야 할테니까요....)
미생의 한 장면을 봅시다.
오... 저 책상아래 서랍장 오랜만에 보네요. 불과 3개월 전까지 저도 저거랑 똑같은 서랍장을 썼어요. 한 15년 이상 된거라고 하더군요 (....)
영업3팀 누군가의 자리일텐데 정확히 누구 자린지는 모르겠네요. 무슨 생각 드세요? 지저분해 보인다구요?
(...... 제 자리가 저렇지는 않아요. 레알 깨끗 깨끗)
보시다시피 자리마다 엄청 많은 서류들이 쌓여있네요. 선적서류일 수도 있을거고 각종 카탈로그도 보입니다. 보고서 같은것도 있겠죠. 아니면 다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참고자료라던가.
그런데 미생이 방영된게 2014년이에요 (와... 많이 흘렀어요. 그땐 저도 20대였는데 ㅠㅠ)
제가 첫 직장을 들어간게 2011년인데, 그때도 저렇게 서류 막 쌓아놓고 뒤적뒤적하면서 일 하진 않았다... 이 말입니다. 모든 문서는 일단 스캔해서 파일로 보관하죠. 그래서 예전에 (보안 때문에 블락되기 전)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하면서 문서를 관리했다... 그런겁니다.
미생에 나오는 원인터는 여러분들이 잘 아는 그곳, D사가 배경이죠. 첫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D사 출신인 분이 작가진에 자문도 하고 그랬으니까...
근데 D사도 저렇게 서류 쌓아놓고 일 안한대요. 그냥 종합상사 = 무역회사 = 선적서류 등등 서류 겁나 많음... 이런 이유로
배경에 많은 서류들을 저렇게 쌓아놓지 않았나 싶은데요.
지금이 어떤 세상입니까. 페이퍼리스의 세상이에요.
이런거 들고 "부장님... 저 결재 좀...." 하는 건 아주아주 구닥다리 옛날 방식이라 이거죠.
(근데 가끔 쓰긴 합니다. 20~30대야 모든걸 전산으로 처리하고 전자문서 보내도 크게 거부반응이 없는데 회사에 20~30대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우리 젊은이들은 그분들을 존중해 드려야 됩니다. 한 20년 후에 무슨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우릴 적응 못하게 만들지도 몰라요)
혹시 드라마 작가분들이 각종 서류에 파묻혀 살면서 시달렸던게 생각나서 모든 책상위에 올려놓았던건 아닐까요?
(저는 분명 성격파탄은 아닌데 저렇게 서류가 쌓여있는 더미를 보면 확 엎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가끔 듭니다. 왜죠?)
드라마 보다보면 사무실 안에 캐비닛도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이던데... 퇴근하면서 저 서류들은 대체 어디다 치워두는 걸까요?
저 상태 그대로 퇴근하면 아마 다음날 총무부서에서 날아온 경고장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